구미이야기(14) 송당 박영과 냉산문답
구미아이티뉴스
기자 / gmitnews@hanmail.net
입력 : 2015년 07월 03일
|
|  | | | ↑↑ 신도비와 송당정사 | |
송당(松當) 박영(朴英, 1471~1540)은 밀양인(密陽人)으로 할아버지는 안동대도호부사 철손(鐵損)이고, 아버지는 이조참판 수종(壽宗)이며, 어머니는 양녕대군(禳寧大君)지(祗)의 딸이다.
어릴 때부터 무예에 뛰어나 담 너머 물건을 쏘아도 반드시 맞히므로 아버지가 기이하게 여겨 이름을 영(英)이라 하였다. 1491년 원수(元帥) 이극균(李克均)을 따라 건주위(建州衛)를 정벌하였고, 이듬해 돌아와서 겸사복(兼司僕)이 되고, 9월에 무과에 급제한 뒤 선전관(宣傳官)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는 “마검술(馬劍術)은 한낱 용부(勇夫)가 할 일이라, 사람으로서 학문을 앓으면 어찌 군자라 하랴.”고 항상 자신이 무인으로서 유식한 군자가 되지 못한것을 한탄하였다고 한다.
송당에 관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화들이 전하고 있다.
박영은 양녕대군 외손으로 집이 부자이고 성품이 호방했는데, 성종 임금이 불러 경계시킨 후로, 무예를 닦아 무과급제하고 선전관에 임명되었다.
하루는 좋은 옷을 입고 말을 타고 남소동(南小洞) 입구를 지나는데 예쁜 여자가 유혹하였다. 박영은 말에서 내려 종에게 내일 아침 일찍 여기로 오라 하면서 집으로 보내고, 여인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다.
날이 어두워졌는데 아무도 없는 깊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갑자기 여인이 조용히 하라 하고는 귀에 대고 "당신은 보통 사람 같지 않아 보이는데, 오늘밤 나 때문에 죽게됩니다. 도적이 나를 시켜 사람을 유혹해 들이게 하고는 밤중에 사람을 죽이고 그 옷과 말 등을 팔아 나누어 가집니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났는데 도무지 도적들의 감시 때문에 탈출할 수가 없으니, 오늘 나를 탈출시켜 주십시오.“ 하고 호소했다.
박영이 칼로 네 벽을 찔러 두께를 확인한 다음, 밤에 자지 않고 기다리니 밤중에 천장으로부터 줄이 내려오면서 여인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이 때 박영은 벽을 박차 무너뜨린 다음, 여인을 안고 탈출해 몇 개의 담을 넘어 도망쳐 집으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박영의 옷이 찢겨져 나갔다. 이후 1494년 성종이 별세하자 가솔들과 함께 고향으로 가서 낙동강변에 집을 짓고 송당이라는 편액을 걸고, 신당 정붕과 박경등을 사우로 삼아 <대학>과 경전을 배워 격물치지에 힘써 깨닫는 이치가 많았다.
그리고 자리 옆에는 항상 담을 넘을 때 찢겨진 옷을 두고, 자녀들에게 여색 경계의 본보기로 삼았다.
박영의 일화 중에 정붕이 박영의 독서의 공을 인정한 냉산문답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월탄 박종화는 <금삼의피>에서 냉산문답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송당은 글 읽기를 마친 다음에 산창을 내다보니 옥을 깍아 세운 듯한 만학천봉의 삼엄한 설경이 눈앞에 그림인 듯 벌어졌다.
송당은 호연한 마음을 긴 휘파람 큰 소리로 이절경을 상주고 있을 때, 굽이쳐진 길 아래서 말방울 소리가 달랑달랑 들렸다.
송당은 다시 귀를 귀울여 방울소리 나는 고승 바라보고 있으려니, 산 모퉁이 굽이진 곳에 나귀를 몰고 눈을 밟으며 암자를 향하여 올라오는 두사람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신당 정붕과 박경이다.
송당은 얼른 발을 돌이켜 뜰로 내려가 산문을 열고 올라오는 두사람을 맞았다.
"아아, 신당선생, 눈길에 어떻게 험한 길을 올라오시오?" "설경도 구경할 겸자네 공부도 볼 겸해서 박진사와 동반해 오는 길일세." "그래 얼마나 공부하시기에 고생이 되시오. 늦공부가 과연 힘들 것이오."하고 박경이 송당을 향하여 인사를 건넨다.
"낙이지요, 고생이 될 이 무어있소" 하고 송당은 두어른을 서재로 인도했다.
신당정붕은 방 속에 들어와 사면을 한번 휘둘아본 다음에 "자라, 떨어진 구군복은 여전히 결려 있네그려."
하고 껄껄웃었다. 박경도 소리쳐 웃고 송당도 따라 웃었다. "그래 그동안 독을 마쳤나?" 정신당의 묻는 말이다.
"내일모레면 끝난 듯합니다마는 그저 도능독이죠." 송당은 탄식하듯 옷깃을 바로 잡고 대답한다.
"지금 올라오다가 박진사하고도 이야기하고 웃었네 마는 대학의 격물치지 공부말이야, 지난 가을에 내가 저 냉산을 가리키며 저 산바깥에는 무엇이 있겠느냐고 물었을 때 자네는 아무런 대답도 못 하지 않았다. 인제 그만큼 공부를 했으면 짐작이 있을게니 다시 한번대답해 보게. 저 산 밖에는 무엇이 있겠나?"하고 신당 정붕이 물었다.
"산 밖에는 다시 산이 있을겝니다." 송당이 고개를 수그려 대답했다. 신당정붕은 껄껄 웃으며 송당의 손을 잡았다.
"옳의,인제 자네의 글 읽은 공을 알겠네. 인제 집으로 돌아가게." 송당은 아무런 대답이 없이 빙긋이 웃을 뿐이요, 박경은, "허허 송당의 늦공부가 이렇게 도저하단 말씀요? 그야말로 참 괄목상대로구려!"하고 공경하여 탄식하였다.
"선생, 저는 인제 의학을 좀 공부해야겠습니다."송당은 신당정붕을 쳐다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건 왜" "무무한 시골 산천에 고명한 의원이 없어서 귀중한 목숨을 버리게 되는 사람이 좀 많습니까? 그러나 여간 의원이 있다 하나 권문세가에만 출입하게 되니, 간구한 백성들은 자식이면서도 그 아비가 운명을 한대야 약 한 첩 못쓰고 팔짱을 끼고 들여다 볼 뿐이죠, 계집자식이 병들었대야 화제 한자 변변히 얻지 못하여 그대로 생죽을을 하게 되니 한심한 일이 아니오니까? " 송당의 높은 격식에 탄복하네." 정붕이 손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다시 문과를 보지 아니하시리료?" 박경이 송당에게 묻는 소리다.
"허허, 벼슬을 버리고 온 사람이 과거가 무엇이오니까? 호반이 싫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 바에야 점필제를 강산풍월이나 상주고 화초시장이나 이야기하여 성현의 길로 자제나 인도하여 의술과 약으로 백성들의 천대받던 목숨이나 구하여 주면서 남은 세월을 보내렵니다." "그렇지 송당의 말씀이 옳의. 수구여병이지, 지금 과거를 보아 조정에 벼슬할 땐가?"
정붕이 송당의 말을 받는소리다. 그럭저럭 해는 기울어 어두운 장막이 산정을 휩싸 안았다. 창 밖에는 쌀쌀한 산바람이 쏴아 문풍지를 울린다. 그러나 한 덩이 화기 떠도는 방 안에는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다음은 중종반정 후에 박영이 김해부사로 있을 때의 일이다.
박영이 동헌에 앉아 있다가 어떤 아낙네의 곡성을 듣고, 그 아낙네를 급히 불러오라 하여 물으니 남편이 갑자기 죽었다는 것이다.
다시 물어도 부부 사이가 좋았다고 하고, 주위에서도 그 동안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부사는 죽은 남편의 시체를 가져오라고 하여 검시하도록 했다. 이때 부인이 통곡하면서 이 무슨모욕적인 일이냐고 야단이었다.
부사가 이번에는 시체를 반듯이 눕히고 기운 센 장정을 시켜 가슴에서 배까지 힘껏 내리 훑으라고 했다. 그렇게 하니 배꼽에서 가운데 손가락만한 대못이 솟아 올랐다. 그래서 아낙네를 문초하니 건넛마을 남자와 같이 살기로 하여 남편을 죽였다고 했고, 다시 그 남자를 문초하여 일치된 자백을 받았다. 사람들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느냐?"하고 물으니 "처음에 울음소리를 들으니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었고, 또 검시를 하는데 통곡을 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있기에 거짓으로 꾸민 것을 알았다."고 했다.
또 하루는 박영이 동헌 후원에서 새가 세 번을 놀라면서 소리 치고 남쪽으로 나는 것을 보고, 급히 집사람들에게 짐을 챙겨 떠날 준비를 하라고 했다. 미처 짐을 다 싸기도 전에, 역모 죄인으로 체포하러 온 사람들이 들이 닥쳤다.
문초를 당하면서 관헌에게 자기를 역모로 고발한 사람을 묻고는 "그 사람과 더 큰 원하이 있는 경주부사유인숙을 불러오면 나는 죽지 않게 될 것이다." 하고 호소했다.
중종이 직접 국문에 참여했다가, 유인숙 불러오라는 이유를 물으니, 박영은 "나를 역모로 고발한 그 사람은 얼마전에 문서를 위조하여 남의 전답을 뺏으려 하다가 김해에서 나에게 추방을 당했는데, 경주부사인유경은 그 사람의 간교함을 관찰사에게 보고해 매를 맞게 했으니 원한이 나보다 유인숙에게 더 클 것입니다."하고 설명했다.
곧 임금이 유인숙을 불러 물으니 모두 사실이었으며, 고발한 사람들 불러 문초하니 거짓으로 고변한 사실이 밝혀졌다. |
|
- Copyrights ⓒ경북I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미 =경북IT뉴스]구미시 선산읍 노상리 일원 시유지 50㏊에 산림휴양시설이 들어선다.21일 구미시에 따르면 산림청·한국산림복지진흥원 주관 2022년 녹색 자금 지원 ‘치유의 숲’ 전국 공모사업에 구미시가 최종 선정됐다. 전국 2개소 선정에 구미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구미시는 입지여건·접근성·자연환....
|
[구미=경북IT뉴스] 구미청년회의소(회장 문주석)는 자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조기개입 체계를 구축하는데 동참하는 등 지역사회 자살율을 감소시키는 차원에서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26일 회원들은 구미청년회의소 1층 대회의실에서 구미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프로그램 ..
|
[구미=경북IT뉴스]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서는 지난 4일 선산읍 승격 40주년 기념 한마음 축제가 선산중학교 운동장에서 장세용 구미시장과 장석춘·백승주·김현권 국회의원, 주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축제는 지역 민심 통합과 행정 참여를 이끌어 옛 명성을 되찾고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서 ....
|
[구미=경북IT뉴스] 구미시는 22일 시청 상황실에서 시 간부공무원 및 전체 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국·도비 확보 활동상황과 주요사업을 설명하는 ‘소통과 협력을 위한 시의원 간담회’를 개최 했다...
|
[칠곡=경북IT뉴스] 칠곡군은 지난 8월 13일 백선기 군수와 6급이상 간부공무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7기 공약사항 실천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는 칠곡의 비전과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담긴 공약을 함께 공유하고,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 논의 등으로 공약 실행 의지를....
|
|
|
|
오피니언
[구미=경북IT뉴스] 1968년~1970년 박정희 대통령께서 건설한 경부고속도로.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
인터뷰
[경북=경북IT뉴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교육
[구미=경북IT뉴스] 경상북도구미교육지원청(교육장 민병도) 기초학력거점지원센터는 3월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