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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공항 유치와 지역주의


편집부 / gmitnews@hanmail.net 입력 : 2018년 11월 06일
요즘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둘러싸고 경남 밀양을 지지하는 대구경북과 부산 가덕도를 지지하는 부산 쪽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처음에는 지방방송에서 자막으로 유치 당위성을 홍보하길래 방송의 본령을 어긋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그러려니 했더니, 이제는 양 지역이 대대적인 펼침막 홍보 공세로 돌입한 난장판이 전개되고 있다. 동네 친목회에서 변호사회까지 펼침막 물량공세가 얼마나 엄청난지 길거리 가로수마다 제대로 빈곳이 없을 정도다. 마침 직장이 부산인 필자로서는 이 지역과 부산에 내걸린 펼침막을 두루 다 구경하는 셈인데 물론 정당한 논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더러는 상호비방이 도를 넘어서 사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기본적으로 신공항 유치의 조건이 경제성, 접근성, 안전성인데 이를 두고 서로 비방하다 보니 지금 상황으로는 밀양이든 가덕도이든 별로 좋은 곳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 정도다. 그러나 여기서 이러한 조건들을 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필자가 최근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느끼는 점 두어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

첫째는 이런 펼침막 홍수가 지역민들의 언로를 봉쇄하고 지역사회분위기를 강압적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지역은 사회분위기가 폐쇄적이고 언로가 특정 정당이나 기득권층에게만 유리하게 작동하는데, 이렇게 온 도시를 도배하듯이 펼쳐놓은 게시물들은 지역민들이 중요한 사안을 놓고 토론과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더욱 감퇴시키고 머리 깎고 목소리 높이는 일부집단의 의견만 강조하게 될 것이다. 지금 분위기에선 왜 공항이 밀양이나 가덕도로 가야만 영남이 살아나는지 묻다가는 무슨 배신자나 되는 것처럼 내몰릴 상황인 것이다. 이 좁은 영남지역에서 밀양으로 가야만 대구경북 경제가 살고 가덕도로 가야만 21세기 허브공항이 된다는 주장은 어느 말도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압박의 논리에 시민들을 동원하고 강압하여 국가의 대사가 결정된다는 것은 시도민은 물론 국민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이것이 또 다른 지역주의의 폭발이란 것이다. 영남지역은 항상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지역주의를 정당화하고 이익을 누려왔다. 그런데 두 지역 지역주의는 차이가 있다. 호남지역주의가 약자의 자기 방어적 지역주의 성격이 강했다면 영남지역주의는 항상 기득권 옹호를 위한 지역주의였다. 기득권 옹호 지역주의에 익숙해진 이 지역에서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경제적 문제를 둘러싼 지역 갈등이다. 고속철도나 방폐장 선정 문제에서 보듯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리면 뜬금없이 영호남 대결로 몰고 가서 주민들을 자극하고 동원하는데, 특히 이것이 지방자치 아래서 시장군수 또는 시도지사들의 업적 쌓기와 연관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실제로는 시민들에게 어떤 결과가 오는지 차분하게 논의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몰고 가는 과정에서 온갖 지역주의가 항상 동원되는 바, 이것은 영남이 지역주의로 그 만큼 재미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공항이 영호남 문제가 아닌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대두할 것을 우려한다. 그것은 대구와 부산이 소지역주의로 갈등하니까 이것을 우려하는 세력들이 영남지역주의를 다시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다. 다음 선거에서 또 다시 ‘우리가 남이가’ 식의 논리를 더욱 강력하게 작동시켜 시도민을 마취시킬 가능성이 염려된다는 말이다. 이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집단이든 정치적 이익집단이든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무슨 일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아닌가? 지역민들이 신중한 논리적 평가와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존중하고 그 결정에 승복하는 문화가 사회와 정치 및 경제부문에서 확산되기를 바랄 뿐이다.

<자료제공 : 경산신문 2011년 03월 14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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