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01 16:39:09 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경상북도 문화재

(문화탐방) 구미 선산읍 이문리 서당공원


경북아이티뉴스 / gmitnews@hanmail.net 입력 : 2016년 08월 05일
■ 인재향의 으뜸 장원방
‘조선 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 인재의 반은 선산에 있다.’

선산을 이야기할 때마다 회자되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재향’ 선산을 한마디로 명징하는 역사적 증언이기도 하다. 이 기록의 모티브가 ‘선산 장원방’이다. 장원방은 옛 영봉리를 일컫는다. 지금의 구미시 선산읍 이문리와 노상리, 완전리 일대를 말한다.

조선 전 시기에 걸쳐 이 마을에서는 무려 15명의 과거 급제자가 나왔다. 이 중 장원급제자가 7명, 부장원이 2명에 이른다. 선산 중에서도 옛 영봉리를 ‘인재향의 으뜸’으로 꼽는 이유다. 이러한 영봉리를 조선시대에 장원방으로 불렀다. ‘장원급제자가 많이 나오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서당마을이라 부르기도 한다.

장원방이라는 이름을 공식 문헌에 처음 소개한 이는 이 마을에서 공부한 김종직이다. 영남사림의 영수로 조선 역사의 중심에 섰던 김종직은 1476년 선산부사로 부임한다. 당시 그는 선산지리도(善山地理圖)를 완성하고 지도 위에 선산을 상징하는 10가지(선산10절, 善山十絶)를 시로 쓴다. 선산10절 중 하나가 바로 옛 영봉리, 장원방이었다.

鄕人從古重膠庠/ 翹楚年年貢舜廊/ 一片城西迎鳳里/ 靑衿猶說壯元坊

마을 사람이 예로부터 학교를 중히 여기어/ 뛰어난 인재들을 해마다 조정에 바치었네/ 성 서쪽에 자리 잡은 조그만 마을 영봉리를/ 학도들은 아직도 장원방이라 말하누나

김종직이 극찬한 장원방은 조선 개국부터 15세기 전반기까지 60여년 동안 과거시험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 기간에 선산출신 문과 급제자는 총 36명, 이 가운데 12명이 장원방에서 배출됐다. 장원 혹은 부장원으로 합격한 수는 총 7명인데, 7명 모두가 장원방 출신이다.

조선시대 과거급제는 권력의 중심에 들어가는 1차 관문이나 다름없었다. 그중 문과가 가장 어려웠다. 문과 급제는 대를 이어 문벌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코스였고, 돈 없고 배경 없는 가난한 시골 선비들에게는 유일한 출세길이었다. 재수와 삼수, 심지어는 한평생 목을 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 때문에 보통 7~8세 때 서당에 들어가 20~30년은 공부에 매달려야만 급제를 할 수 있었다. 장원이나 부장원으로 합격한다는 것은 더욱 험난했다. 과거시험을 해마다 시행한 것도 아니었다. 정기시험인 식년시(式年試)는 3년에 한번씩 치렀다. 국가의 경사가 있을 때 치른 부정기시험이 있었지만 그리 자주는 아니었다. 험난한 과거시험 과정 속에 장원방에서 수많은 급제자가 배출되고 장원·부장원이 잇따라 나온 것은 이 마을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공부의 신 15명의 급제자
장원방에서 배출한 첫 과거급제자는 길재의 제자 김치(金峙)다. 그는 고려 창왕 즉위년인 1388년 문과에 급제해 중앙무대에 진출했다. 조선 초기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과 지사간(知司諫)을 거쳐 김해부사에 올랐다. 김해부사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장원방에 살면서 김숙자와 함께 후진양성에 힘썼다.

김숙자의 아들이자 장원방을 극찬했던 김종직도 그의 문하에서 나왔다. 김치의 사위 정지담(鄭之澹)도 장원방 출신으로, 1416년(태종 16) 친시(親試) 을과(乙科) 급제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정헌대부 예조판서를 지낸 전가식(田可植)은 조선조 장원방에서 배출한 첫 장원급제자다. 그는 1399년(정종 1) 식년시(式年試) 을과(乙科)에서 1등을 차지했다. 중앙관직에 나아가서는 임금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강직한 관료였다. 1449년(세종 31) 84세로 세상을 뜨자 세종이 슬퍼하며 예관(禮官)을 보내어 조문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생육신 이맹전(李孟專)의 장인 김성미(金成美)도 빼놓을 수 없다. 1378년(고려 우왕 4) 장원방에서 태어나 조선 태종 때 문과에 등제됐다. 일부 문헌에는 ‘태조 때 급제했다’는 기록도 있다. 예문관직제학 겸 군기시판사를 지낸 김성미는 충절의 상징으로 꼽힌다.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사위 이맹전과 함께 벼슬을 버리고 고향 선산으로 돌아와 죽을 때까지 중앙무대에 나가지 않았다. 매일 아침 뒷산에 올라 단종이 있는 곳을 향해 절을 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농서(農書)인 농사직설(農事直說)을 편찬한 정초(鄭招)도 장원방이 배출한 인재다. 그는 1405년(태종 5) 식년시 을과에서 부장원에 올랐다.

야은 길재의 문하에서 공부하며 영남사림의 기반을 구축한 김숙자(金叔滋) 집안은 장원방의 명문가로 꼽힌다. 김숙자는 1419년(세종 1) 증광시(增廣試) 병과(丙科)에서 장원을 차지했고, 그의 두 아들 김종석(金宗碩)과 김종직(金宗直)도 장원방에서 학문을 닦으며 문과에 급제했다.

장원방의 최고 가문은 진주하씨(晉州河氏) 집안이다. 하담(河澹)을 비롯해 그의 아들 하강지(河綱地), 하위지(河緯地), 하기지(河紀地)가 대를 이어 급제했다. 아버지 하담은 1402년(태종 2) 식년시 을과에서 부장원을, 사육신으로 이름을 떨친 아들 하위지는 1438년(세종 20) 식년시 을과에 장원급제했다.

하위지는 어릴 때부터 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었던 탓에 동네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하강지는 1429년(세종 11) 식년시에 급제했고, 하기지는 형 하위지와 같은 해인 1438년(세종 20년) 식년시 급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405년(태종 5) 식년시 을과에서 장원급제한 유면(兪勉)은 하담의 장인으로 그 역시 장원방이 배출한 인재다. 처가를 합쳐 한 집안에서 5명(하담, 하강지, 하위지, 하기지, 유면)의 급제자가 나온 장원방의 대표적인 가문이다. 하지만 1456년(세조 2) 단종 복위를 꾀하다 하위지가 처형되면서 집안 전체가 화를 당하고 말았다.

세조대에 이르러 하위지 가문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하면서 장원방에서는 과거급제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조선초기 인재향’이라는 명성도 역사 속에 묻히는 듯했다. 그렇다고 장원방의 학풍이 뿌리째 뽑힌 것은 아니었다. 비록 중앙무대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학문을 숭상하는 전통과 정신적 가치는 계속 이어졌다.

이러한 학풍은 16세기 후반 영남사림이 정치적 주도권을 장악하고 중앙무대에 복귀하면서 다시 빛을 발한다. 명맥이 끊겼던 장원방 출신 과거급제자는 선조대에 이르러 다시 배출됐다. 그 명맥을 이은 인재가 김여물(金汝)이다. 그는 1577년(선조 10) 알성시(謁聖試) 갑과(甲科)에서 당당히 장원을 차지하며 ‘인재향 장원방’의 옛 영광을 재현했다. 김여물은 임진왜란 때 신립과 함께 충주 방어에 나섰다가 탄금대에서 신립과 함께 물에 투신해 순국한 인물로 유명하다.

김여물 이후에는 박춘보(朴春普)가 1738년(영조 14) 식년시 을과에서 장원을 차지했다. 성품이 강직했던 그는 조정의 제반사를 능숙하게 처리해 영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명필로 이름을 떨쳤고, 선산읍성 낙남루의 상량문을 직접 짓기도 했다.

<자료제공 : 구미문화원>
- Copyrights ⓒ경북I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카카오톡
빅 뉴스
[구미 =경북IT뉴스]구미시 선산읍 노상리 일원 시유지 50㏊에 산림휴양시설이 들어선다.21일 구미시에 따르면 산림청·한국산림복지진흥원 주관 2022년 녹색 자금 지원 ‘치유의 숲’ 전국 공모사업에 구미시가 최종 선정됐다. 전국 2개소 선정에 구미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구미시는 입지여건·접근성·자연환.... 
구미청년회의소,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 실시..
문주석 회장, 자살율을 감소시키고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앞장
[구미=경북IT뉴스] 구미청년회의소(회장 문주석)는 자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조기개입 체계를 구축하는데 동참하는 등 지역사회 자살율을 감소시키는 차원에서 생명존중 문화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26일 회원들은 구미청년회의소 1층 대회의실에서 구미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교육’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프로그램 .. 
구미시, 선산읍 승격 40주년 기념 한마음 큰잔치 성황리 개최..
역사·문화의 고장 선산에 대한 애향심 고취
[구미=경북IT뉴스]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서는 지난 4일 선산읍 승격 40주년 기념 한마음 축제가 선산중학교 운동장에서 장세용 구미시장과 장석춘·백승주·김현권 국회의원, 주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축제는 지역 민심 통합과 행정 참여를 이끌어 옛 명성을 되찾고 역사와 문화의 고장으로서 .... 
구미시, 소통과 협력을 위한 시의원 간담회 개최..
내년도 국·도비 확보 활동상황 설명 및 의회·집행부간 소통
[구미=경북IT뉴스] 구미시는 22일 시청 상황실에서 시 간부공무원 및 전체 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국·도비 확보 활동상황과 주요사업을 설명하는 ‘소통과 협력을 위한 시의원 간담회’를 개최 했다... 
백선기 칠곡군수, 민선7기 공약 이행 로드맵 제시 ..
칠곡시 승격, 아동·노인복지 친화도시 인증 등 100개사업 선정
[칠곡=경북IT뉴스] 칠곡군은 지난 8월 13일 백선기 군수와 6급이상 간부공무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7기 공약사항 실천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는 칠곡의 비전과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담긴 공약을 함께 공유하고,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 논의 등으로 공약 실행 의지를.... 
실시간 뉴스
지역뉴스
경북 포항 구미 안동 경주 김천
영주 영천 상주 문경 경산 군위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봉화
칠곡 고령 성주 예천 울진 울릉·독도
 
블로그 뉴스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구미, 산호대교 야경 새 옷 입다..
임명해 경북도의원 예비후보, 양포동 한천 구체화 실행 방안 제시..
삶의 찬가, 이현주 초대 개인전 ‘행복연가’..
구미시, 1,302억 국책사업으로 탄소중립 산단 전환 시동..
구미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미도시공사 이재웅 후보 ‘적합’..
가볼만한 곳
오피니언
[구미=경북IT뉴스] 1968년~1970년 박정희 대통령께서 건설한 경부고속도로.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
인터뷰
[경북=경북IT뉴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교육
[구미=경북IT뉴스] 경상북도구미교육지원청(교육장 민병도) 기초학력거점지원센터는 3월 26..
회사소개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고충처리인제도 찾아오시는 길
상호: 경북IT뉴스 / 발행인·편집인 : 박명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명숙 / mail: gmitnews@hanmail.net / Tel: 054-442-3002 / Fax : 054-442-3009
주소: 구미시 송동로 147 | 안동 북부본부 | 포항 동부본부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아 00216 / 등록일 : 2012년 3월 10일
Copyright ⓒ 경북IT뉴스 All Rights Reserved.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